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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식 ․ 이남희 2인의 합동 개인전 '차이의 조화'


윤경식과 이남희는 영국 작가들 길버트와 죠지(Gilbert & George) 같이 두 명의 아티스트가 마치 한 사람처럼 작업하고 전시회를 연다. ‘윤이’라는 필명의 이들 작가들은 각각 조각과 회화를 전공한 커플로서 독특한 개성의 공동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할 작품들은 최초 구상 단계에서부터 밑그림 제작과 조각 작업 그리고 마지막 채색과 마무리까지의 전 과정을 함께 의논하고 공동으로 제작해 탄생시킨 것들이라 한다.

예술가 부부인 이들의 특별한 합동 개인展 형식은 그래서 2인 전이라는 의미보다 그들이 지향하는 공동의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방식으로서 의의가 있다. 이들의 전공이 전통적으로 서로 다른 장르로 나뉘어져 오던 조소와 회화지만 오늘날 이 두 분야의 경계는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이들의 의도는 그 둘의 전공을 공동작업 속에 완전히 통합시켜 실천하려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또 남녀작가로서 두 사람의 성적 정체성 역시 차별성을 의식할 수 없게 하는 협동작업 속에서 공존시켜 상호 어울려 구분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이질적인 요소들을 같은 작업 속에 통합시키며 펼치는 데서 어떤 ‘인식의 전환’을 꾀하는 것이 첫눈에 보인다.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한마디로 ‘서로 다른 것들 간의 조화’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 의도가 작품의 주제나 제작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데 먼저 이들이 다루는 주제를 보면 일종의 건축 풍경이다. 각양각색의 건축물들로 이루어진 풍경은 평화로운 공존을 느끼게 하는데 말하자면 자연 경관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문화적인 것의 상징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다름을 구분하려는 것이나 상호 차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그 속에서 읽게 된다. 따라서 건축 풍경은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어떤 문화적 상황의 은유로 선택된 것이다.

건물의 형태들은 사각형의 평면 패널 위에 부조처럼 부착된 입체물로 만들어 진다. 공중에서 부감한 혹은 멀리서 조망한 광경처럼 보인다. 실제로 원경으로 보는 건물들은 불규칙한 배치에도 불구하고 무질서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점에 착안한 듯 다양한 각도에서 보이는 건물들을 같은 화면에 융합시킴으로써 서로 다른 시선의 공존을 깨닫게 하며 거기서 구성적인 매력까지 느끼게 한다.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건물의 풍경은 이미 그 안에 다시점이 있으며 그것을 평면에 투사시킬 때 확연히 깨닫는 사실이다. 그런 각종 건물의 파사드(정면) 혹은 측면 등 다양한 지점에서 보이는 면들을 중층적으로 동일 화면에 공존시킴으로써 복합적인 시선이 포함되어 ‘서로 다른 관점의 융합’이라는 주제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이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건축물의 주 소재는 화보 사진 속에서 선택된다. 대개 세계의 유명한 건축들이지만 작가는 이들을 익명화시킨다. 한편 풍경은 상상 속에서 조성된 인위적인 공간이지만 실제적인 것과 관념적인 그림자의 가상적인 공간이 뒤섞여 있다. 꽉 채우지 않은 빈 공간들을 군데군데 두는데 공간의 비움 혹은 덜어낸 공간이라고 이들은 부른다. 즉 있는 것과 없는 것 혹은 음지나 타자에 대한 관심을 비유적으로 내비친다.

작품의 제작은 사각 패널 위에 스티로폼 재질로 조각을 한 다음 그 위에 FRP로 코팅을 하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완성된 형태 위에 페인팅 작업을 한다. 여기서 평면과 입체, 조각과 회화, 형태와 색채의 결합이라는 두 분야의 융합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 서로 다르지만 공존이 어색하지 않은 상태를 지향한다는 작가의 의도에 부합하는 형식을 찾은 듯하다.

원래 색채가 없는 단순한 형태의 미니멀리즘 조각을 해오던 윤경식이 화가인 이남희와 공동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컬러와 메시지가 있는 작품으로 전환한 후 가지는 첫 전시회다. 이들의 전략이 얼마나 미학적으로 성공을 거둘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지 앞으로의 귀추를 주목해볼 일이다.


2011. 9. 9.
김영동(미술평론가)

 

 

 

 

Posted by syogallery